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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생학습타임즈 편집국장 김창엽 박사 칼럼-72] 과거로의 퇴화인가, 용량의 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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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타임즈 편집국장 김창엽 박사 칼럼-72] 과거로의 퇴화인가, 용량의 한계인가

김창엽(평생학습타임즈 편집국장, 한국평생교육실천전략연구소장)

근대교육은 서양의 근대사회 성립과 더불어 형성된 교육의 이념과 내용, 형식을 총칭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현대교육의 기반을 형성하는 것으로서 근대 이전의 교육과 대비된다. 이러한 근대교육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꼽을 수 있다.


첫째, 합리적 인간관이다. 합리적 인간관은 인간과 세계를 더 이상 신비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감각적 경험과 논리적 사유를 통해 파악될 수 있는 존재로 보고자 하는 태도이다. 합리적 인간관은 근대성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이성 또는 합리성을 기반으로 삼으며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독특한 측면을 가진다.


우선, 신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인간의 사유와 활동을 교회의 지배에서 해방시킴으로써 신 중심의 세계에 대한 인간 중심의 세계를 성립시켰다. 인간 중심의 세계는 세계에 대한 인간의 독보적 지배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후 자연에 대한 무제한적인 활동과 착취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교육적 측면에서 이와 같은 합리적 인간관은 기독교의 원죄설을 부정함으로써 교육의 가능성을 열어놓게 된다. 이를 통해 인간의 합리적 판단과 경험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인간을 기르려는 노력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신분적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이 이루어졌다. 중세의 종교적 지배는 봉건적 신분 지배와 일체가 되어 있어서, 신으로부터의 해방이 곧 신분해방으로 이어지게 됨을 의미한다. 이성의 눈으로 볼 때 신분 같은 귀속적 요인에 의해 개인의 행동이 제약을 받는다는 것은 신 또는 교회에 의한 구속만큼이나 불합리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해방의 과정이 교육적 측면에 갖는 의미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보편교육 출발의 기반이 된다. 신 또는 신분 속박에서의 해방은 개인주의의 성립으로 이어진다. 개인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이나 자율성, 사생활의 존중, 자아개발 같은 근대교육의 기본 개념들의 바탕이 된다. 천부인권 개념과 같은 평등 이념을 통해서 보편교육 제도와 연결되고 있다. 다음, 보편교육 제도의 등장이다. 보편교육 제도는 신분 세습 대신 교육이 지위 획득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선발 기제가 되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균등한 기회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한다.


둘째, 과학적 세계관이다. 과학적 세계관은 과학이 세계를 아는 방법이고, 세계는 과학을 통하여 밝힐 수 있는 어떤 실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성을 가진 인간은 변화무쌍한 세계의 이면에 있는 보편적이고 불변적인 원리를 깨달을 수 있는 존재로 이해되었다. 이성은 종교적 편견과 독단을 벗어버리고 더욱 자유로워졌으며, 자연현상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속속 밝혀냈다. 예를 들어, 근대 이전에는 지구가 움직이는 법칙은 전혀 몰랐었거나, 또는 신의 섭리에 의해 움직인다고 믿었었다. 뉴튼의 만유인력 법칙은 실제로는 지구가 질서정연한 질서에 의해 움직이는 세계의 보편적 원리를 보여주었다. 이제 과학은 세계를 아는 유일한 방법이 되었고, 세계는 과학을 통해 속속들이 밝혀질 수 있는 어떤 실체로 인식되었다. 이를 통해 근대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기술문명을 발달시키고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다. 교육적 측면에서 보면, 과학적 세계관은 근대교육의 바탕이 되었고, 나아가 교육의 주된 목적이 물질적 풍요를 실현하는 것으로 인식되도록 했다. 과학은 교과 내용에서 주요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과학적이지 않은 것’이나 ‘보이지 않는 세계’는 불합리한 것으로서 교육의 영역에서 배제되었다.


셋째, 실용주의적 가치관이다. 신으로부터 해방되고, 과학이라는 무기를 갖게 된 근대인은 스스로의 힘으로 이 세계를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른바 ‘진보’에 대한 신념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진보는 가시적 세계를 개선하여 더 빠르고 편리하며 풍요로운 세계를 지향하는 물질문명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모든 사물의 가치는 바로 이러한 진보에 도움이 되는가의 여부, 달리 말하면 ‘유용성’ 또는 ‘실용성’의 기준에 의하여 판단되었다. 교육적 측면에서 실용주의적 가치관은 교육이 사회에 ‘유용한’ 인간을 기르기 위한 것이 되게 하였다. 교육을 사회의 개선 또는 완성을 위한 도구로 간주했다. 지식 획득은 곧 문제의 해결을 위한 것이고, 교육은 ‘시민’, ‘공민’을 기르는 것이 되었다. 결국 사회 문제의 해결을 통한 이상사회 건설이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되었다.


넷째, 국가 주도 공교육 제도이다. 서구의 근대교육은 초기에는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에 바탕을 두고 사적 교육의 형태로 시작되다가 결국 국가 주도의 공교육 제도로 전환되었다. 이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신분 해방이 이루어져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보편교육이 가능하게 되었다. 다음, 교육이 실용주의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함으로써 국가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게 되었다. 끝으로, 근대 민족국가의 성립과 자본주의의 발달, 계급 간 갈등을 통합하기 위한 교육의 이데올로기적 역할 등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의무교육 제도가 도입된다. 사회에는 자본주의 발달의 결과를 독점하는 국민과, 발달의 결과에서 소외되고 ‘위험한’ 국민으로 구분된다. 교육은 국가정체성을 확립하고 ‘두 개의 국민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유력한 방편이 된다. 이러한 조치들은 ‘위험한 계급’으로 하여금 해방의 근대성에 대한 요구를 낮추는 대신에 그들의 에너지를 기술의 근대성에 투여하도록 설득한다.


본원적 의미의 평생교육은 인간이 출현하면서부터 존재하였다. 근래적 의미의 평생교육은1960-1970년대 공식적으로 평생교육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근래적 의미의 평생교육은 근대교육의 한계와 문제의 극복을 주장하였다. 이를 위해서 근대교육의 특성을 변증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요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 평생교육은 근대교육 특성의 용량을 확대시키거나 변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직업과 물질적 풍요가 강조되고 사회에 유용한 인간이 되도록 강제된다. 국가 주도와 실용주의적 가치관이 강화되었다. 근대교육의 특성 중 부정적 경향이 짙어지고 깊어졌다. 직업적 역량을 키워 직업지위를 얻고, 경제적 보상을 확보하는 것에 만족하도록 한다. 삶의 여정의 최종 목적지라고 여기도록 한다. 인간의 가치를 생성하고 인간화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잊고 있다. 가히, 인간과 삶과 사회를 과거로 퇴화시키고 있다고 할 만 하다.



<평생학습타임즈 – 김창엽 gksakel@hanmail.net>

출처 - 평생학습타임즈, 김진규IN칼럼, 특집칼럼,201804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