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평생학습타임즈 편집국장 김창엽 박사 칼럼-74] 앞당겨 학습한다는 선행학습의 가려진 민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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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타임즈 편집국장 김창엽 박사 칼럼-74]
앞당겨 학습한다는 선행학습의 가려진 민낯 김창엽(평생학습타임즈 편집국장, 한국평생교육실천전략연구소장) 선행학습의 뜻은 본디 ‘남보다 먼저 학습하여 경쟁우위를 점하려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익히는 바탕이 되는 먼저 학습한 것’을 뜻한다. 곱셈을 익히려면 이전에 공부한 덧셈이 바탕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선행학습은 ‘경쟁우위를 위하여 앞의 것을 미리 당겨서 학습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왜곡되고 있다. 이렇게 왜곡된 선행학습의 광풍이 거세다. 남보다 먼저 하나라도 더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겠다. ‘경쟁’하는 남보다 더 많은 지식을 정해진 시간에 획득하려면 제도학교 외에 학원과 과외가 필수적이다. 어지간한 학원 등에서는 이러한 요구에 발맞춰 학교 진도를 앞질러 수업을 진행한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고등학교에서 다루는 수학과정 등을 익히는 일이 꽤 있는 듯하다. 경쟁에서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려는 몸짓의 구체적 발현으로서 ‘빠름’을 추구하는 것이 선행학습의 본질이다. 교육이 물질문명을 가속화하는 도구 노릇을 한 것과 같은 맥락이 있다. 교육의 본질은 빠름과 무관하게 오히려 인간 내면의 변화와 성장을 중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질문명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도구가 된 것은 근대 이후 교육의 제도화 과정에서 속도를 지향하는 자본가와 권력가에게 교육이 독점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학교라는 제도를 만들고 이를 통하여 자신들이 신봉하는 합리성과 진보, 기술과 산업화를 ‘보편적 가치’로 정착시켰다. 사회적 신분의 상승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생존조차 학교를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하게 되면서 인간들에게 이 ‘보편적 가치’가 내면화 되었다. 교육은 인간으로 이루어지는 과정 전체를 뜻한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관계와 경험이 유기적으로 쌓여서 교육이 된다. 이러한 단위 관계와 경험이 학습의 노릇을 하며, 인간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학습을 기반으로 한다. 이와는 달리 선행학습은 의존적인 인간, 스스로 의미있는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선행학습에 휩쓸린 아이들은 스스로 호기심을 가질 자유도 없이 남들이 정한 일정에 맞춰 주어진 것에 대해 정해진 시간 동안 단편적 관심만을 가질 것을 강요 당한다. 앞날을 예측할 수도 없고 예측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과거, 현재, 미래의 관련도 이해하지 못하고 또래와의 관계를 맺을 줄도 모른다, 역사적, 공간적, 인간적 맥락에서 서로 모두 단절되어 있다. 인식과 사물, 삶이 끊겨져 있다.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파악할 여유가 없다. 누군가가 제시하는 정책과 주장을 수용하고 방관하게 된다. 인간이 인간으로 이루어지는 데 결정적인 장애가 된다. 선행학습이 인간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 중 가장 처참한 것일 수 있다. 선행학습은 개개인에게만 재앙적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간을 비인간화 시키는 물질문명 중심의 사회에게 지속성을 부여하는 데 기여한다. 방독면을 착용해야 하는 환경오염, 모두를 실험 대상으로 만드는 GMO 먹거리, 킬러로봇, 일자리 소멸로 인한 생산과 소비의 균형 파괴, 인공지능의 지배 등이 속도와 물질 중심의 사회의 맨얼굴이다. 이 와중에 사회적 약자의 파국이 가장 먼저,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초래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인간은 이에 대해 침묵한다. 선행학습이 가져온 비판력의 마비, 주위와의 관계에 대한 인식 소멸이 근저에 있다. 교육 개혁이 기존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매만지는 범주에 머물고 있다. 제4차평생교육기본계획의 내용도 그 관점과 접근이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과 삶, 사회와 역사의 관점에서 교육을 보지 못하고, 교육의 관점에서 인간과 삶, 사회와 역사를 짚어보지 못하고 있다. 본질적인 의미와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 평생교육의 시대적 정신과 역사의 요구를 살피면서 지금, 여기 본질적인 부분에서 교육을 되짚어야 하는 까닭이다. <평생학습타임즈 – 김창엽 gksakel@hanmail.net> 출처 - 평생학습타임즈, 김진규IN칼럼, 특집칼럼, 2018042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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