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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more] 평생교육 읽어주는 남자 [열네 번째 이야기] – 평생학습의 사회포용 가치 : 동반 성장하여 함께 누리는 조화로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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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more] 평생교육 읽어주는 남자 [열네 번째 이야기] – 평생학습의 사회포용 가치 : 동반 성장하여 함께 누리는 조화로운 사회

김진화(동의대학교 평생교육학과 교수)

우리는 누구나 동화책을 읽어준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내 목소리가 어떤지? 상황에 맞게 실감 나는 음색을 만들어 보려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내 목소리를 듣는 모든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함이다. ‘평생교육 읽어주는 남자’ 시리즈는 평생학습의 다양한 세상과 현장을 실감 나는 습작의 이야기로 독자들이 지적 웰빙과 행복한 배움을 경험하길 희망한다.



<에피소드 14. 사회통합, 사회포용, 사회융합의 사례>



오늘 평생교육 읽어주는 남자는 다음 사례를 소개하며, 3가지 용어에 주목하고자 한다. 먼저, 평소에 알고 지내왔던 지역의 사회복지관장으로부터 초대를 받아 사회복지관의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축제에 참여한 적이 있다.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배움의 성과를 발표하고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 평화로운 현장으로 '사회통합 프로그램'이 전개되었던 사례였다. 다음으로 평생학습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16개 국가의 다국적 주민들이 거주하는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마을 공터에 16개 국가의 국기를 현수막으로 제작하여 게양하고, 100평 공간을 기부 받아 마을학교를 설치하여 다문화인이 한 주민으로 살아가는 ‘정이 가는 이웃 만들기’라는 '평생학습의 사회포용사업'을 했던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선취업 후진학 직장인과 일반 시민을 위해 평생교육단과대학으로 주요 대학에 설치되고 있는 '미래융합대학'의 사례이다.



이상의 사례에서 필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포용'이라는 개념이다. 다만, '사회통합'과 '사회융합'이라는 용어는 '사회포용'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가져온 개념들이다. 실제로 평생교육의 현장에서는 평생학습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에 잘 어울리지 않는 '사회통합'의 개념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오히려 사회복지와의 차별성이 부족하고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것은 최근에 '장애인 평생교육'이 평생교육법에 규정되고, 국가와 지역에 '장애인 평생교육지원센터'가 설치되는 상황 속에서 사회통합을 강조하는 사회복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사회적 포용으로 조망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장애인이 일생 동안 배움의 기회를 갖도록 지원하는 평생학습정책은 사회통합의 차원보다는 사회포용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기 때문이다. 사회포용은 장애인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이유로 불평등, 격차, 소외라는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고 있는 사회구성원을 포괄한다. 이와 관련하여, 오래전부터 유럽의 서구사회는 사회포용을 사회통합과 사회융합을 구분하여 사회적 배제를 최소화하는 관련 정책과 사업을 전개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오늘의 주제는 평생학습의 사회포용(social inclusion)의 가치를 이해하고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누리는 삶의 공동체이다. 사회포용은 유럽연합이 강조하는 평생학습 4대 목표 중 하나이다. 즉, 개인성취, 활동적 시민성, 고용가능성과 함께 사회포용은 평생학습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가치이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 사회포용의 개념은 희미하고 약하다. 평생학습이 사회포용의 기본적인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는 국제적 흐름과는 다르게 한국사회에서 평생학습의 사회포용정책은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사회통합의 그늘에 묻혀서 그 의미와 가치가 희석되어 세상으로 드러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평생학습이 추구하는 사회적 포용의 가치는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배제와 격차, 사회적 소외와 불평등의 상황에 놓인 많은 사람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참여를 촉진하여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누리는 삶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학습민주주의와 학습경제를 실현하는 조화로운 사회(harmony society)를 만들어낸다. 이제 평생학습의 4대 목표 중 하나인 사회포용의 의미가 무엇이고 그 가치가 왜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는 담론의 장으로 들어 가 보자.​



□ 평생학습의 사회포용을 이해하자.



사회적 포용은 개인적 관용과 포용으로부터 출발한다. 이것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소외와 배제가 없는 사회적 과정을 뜻한다. 즉, 모든 사회구성원이 소외되지 않고 어떠한 배제도 없이 동등한 기회와 공평한 누림을 인정하는 열린사회이다. 사회적 포용은 열린 마음을 가진 이성적 판단과 감성적 실천의 지혜가 누적되어야만 비로소 나타나는 사회의 보석이고 진주이다. 평생학습의 진주 같은 사회포용의 가치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다.



사회포용은 사회적 배제와 소외에 이르게 하는 환경과 습관을 변화시키는 과정이고 적극적 행위이다. 즉, 만인에게 공평하고 공정한 차별철폐의 사회적 분위기와 실천 속에서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의미를 담고 있다. World Bank(2013)는 사회포용의 가치를 중요시하며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사회포용(social inclusion)이란 불리한 조건으로 사회적 배제의 상태에 놓여 정체성이 불안정한 사회구성원이 사회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능력, 기회, 존엄을 개선하고 향상하는 사회적 노력이고 과정이다.” 여기에서 불리한 조건은 나이, 성, 장애, 인종, 민족성, 출생, 지역, 경제적 상태, 가문 등에 의해서 사회적 배제, 소외, 불평등, 격차를 만들어내는 요소를 말한다. 이러한 불리한 조건은 특정 사회와 문화가 만들어 낸 왜곡된 현상으로, 사회구성원의 정체성을 흔들며 기회를 상실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원에 대한 활용과 접근에 제약을 가하여 정당한 권리와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사회포용의 의미는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회통합과 사회융합이라는 개념과 연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회통합(social integration)은 사회복지적 차원에서 소외자 및 소수자가 특정의 사회에 형성된 고유한 사회체제의 사회구성원이 되어 소속감을 갖고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갖도록 하는 사회적 조치를 말한다. 사회융합(social cohesion)은 사회통합과 사회포용이 상호작용하여 모든 사회구성원과 사회체제가 일정한 응집력과 생산적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사회적 신뢰와 임파워먼트를 확장하면서 조화로운 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사회융합으로 나타나는 조화로운 사회는 사회통합의 노력과 조치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고, 반드시 사회구성원에 대한 사회적 배제를 개선하고 그들의 능력과 기회, 존엄이 존중받는 사회포용이 병행되어야 비로소 가능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는 유엔에서 이루어졌던 사회발전의 세계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진 바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21세기 현대사회에서 평생학습이 사회적 포용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라는 사실이다.



평생학습의 사회적 포용의 가치는 사회적 배제에 놓인 다양한 사회구성원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여, 각자의 존엄을 재발견하게 함으로써 능동적인 사회참여에 관여하여, 조화로운 사회의 어엿한 주인공으로 더불어 성장하고 그 가치를 함께 누리는 삶의 공동체를 경험하도록 하는데 있다.



□ 평생학습의 사회포용에 관심을 기울이고 동참하자.



평생학습은 사회포용의 민주적 플랫폼이다. 바꾸어 말하면, 사회적 포용은 평생학습으로 자연스럽게 실현될 수 있다. 사회적 포용은 행정적 조치와 지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용과 포용의 조건들이 일정한 제도와 문화로 자리매김 될 때, 비로소 역동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평생학습은 지시적 행정 조치가 아니라 참여자의 숙의적 판단과 사회적 학습공동체 문화 속에서 전개되는 새로운 사회체제이다. 현실적으로 사회적 배제의 상태에 놓인 사회구성원은 장애인과 이주외국인으로 사회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들은 다양한 원인과 이유로 자신감을 상실한 채, 소외와 불평등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 이들에게는 사회통합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포용의 과정이 절실하다. 여기에서 사회포용의 과정은 단순히 사회적 관심과 동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원과 문화로 구체화 되는 것을 강조한다.



평생학습은 사회적 배제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서 사회포용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를테면 기회를 잃은 사람들, 불평등으로 좌절하는 사람들, 자신감을 상실한 사람들, 경력단절로 상심한 사람들, 좌절의 수령에서 허덕이는 사람들, 경쟁에서 탈락하여 좌절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제2의 도전과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평생학습의 사회적 장치를 만들어 실행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독학사학위제도, 학점은행제, 초·중등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선취업 후진학 직장인을 위한 평생교육단과대학 등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사회포용의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또한, 많은 시민들이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배제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서 문해교육강사, 주민강사, 평생학습매니저, 평생학습상담사, 생태해설사, 문화해설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평생학습으로 사회포용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이제 평생학습의 사회적 포용의 가치는 선택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희망의 통로이다. 어쩌면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한 번쯤은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정의도 중요한 가치이지만 사회포용이 더욱더 중요한 시대인 것 같다. 한국사회에서 젊은 세대들이 사회정의를 향한 열정만큼 사회포용의 가치를 숙의하는 문화가 확산되었으면 한다. 앞에서 사례로 제시되었던 미래융합대학으로 알려진 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이 '학위장사를 한다'고 비판하는 논리는 어쩌면 사회정의 차원에서 당연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사회적 배제에 놓인 사람들에게 사회포용의 차원에서 그 가치는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길이 될 수도 있기에 소중하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서 배움의 과정을 통해서 '정이 가는 이웃 만들기’라는 '평생학습의 사회포용사업'과 같은 유사한 사례들이 평생교육의 현장에서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다.



평생학습의 사회포용 가치는 우리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평생교육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도록 하는 다초점 렌즈인 것 같다. 모든 시민과 지역주민이 평생학습의 사회포용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더불어 동반 성장하며, 함께 누리는 조화로운 사회를 가까이서 바라보는 주인공이 됩시다.



<평생학습타임즈 – 타임즈편집국 lltimes@lltimes.kr>

출처 - 평생학습타임즈, 장혜연IN학습도시 커뮤니티, 현장소식, 201807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