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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생학습타임즈 [편집국장 김창엽 박사 칼럼-88] 염천시하(炎天時下)에 별을 헤아려야 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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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타임즈 편집국장 김창엽 박사 칼럼-88]
염천시하(炎天時下)에 별을 헤아려야 하는 까닭…..

김창엽(평생학습타임즈 편집국장, 한국평생교육실천전략연구소장)

정신이 혼미해 질 정도로 덥다. 가히 ‘하늘이 불타고 있고, 햇볕이 사나운 ’ 염천(炎天)의 폭염(暴炎)이다. 안타깝게도 더위에 쓰러지고 병들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폭염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냉방기 가동이 권해지고 있다. 타당한 권유일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에 공기청정기 또는 공기정화식물을 놓도록 권해지고 있다. 질 좋은 마스크를 확보했으면 살짝 안심할 수 있다.


이러한 처방은 미봉책으로 볼 수도 있지만, 더 큰 착시현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우선, 병원에 가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면 건강관리를 잘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업이 제대로 가동되면 된다고 판단한다. CCTV와 경찰력의 확대가 안전을 의미한다고 여긴다. 다음, 힐링을 하기 위해 음악, 미술, 여행, 먹을거리 등등을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니, 따르지 않으면 야만인 취급 받는다. 다이어트가 식이요법을 뜻한다는 것을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현대인, 이성적 판단을 하는 사람의 자격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위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배경 또는 현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환경오염, 사회의 양극화, 사람들의 심리적 불능화이다.


첫째, 지금의 폭염이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결과라는 것을 이제 부정할 방법이 없다. 미세먼지 역시 자동차 매연과 타이어 분진, 석탄발전 등이 핵심요인이다.


둘째, 지금, 여기에는 실내에 공기청정기를 놓고, 질 좋은 마스크를 사용하며, 제 때에 병원진료를 받고, 힐링을 하기위해 여러 활동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명확히 구분된다. 사회의 양극화를 새삼 이야기할 필요조차 없다. 생리대를 구하지 못해 신발 깔창을 사용한 아이의 이야기가 벌써 잊혀진 것이 다행이다. 남아있을지 증발했을지 모르는 양심의 소리를 안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셋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지금의 문제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따져보지 않은, 헤아리지 못한다. 제도가, 언론이 이야기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이미 ‘멸종’해 버렸기 때문이다. 심리적 불능화가 더 나빠질 지경이 있나 모르겠다.


짚어볼 것은 제도이다. 환경오염, 사회의 양극화, 심리적 불능화에 제도가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는 양날을 가진 칼과 같다. 제도는 모든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소수를 위해 대부분의 사람을 통제하기도 한다. 제도가 애초 뜻대로 사람을 위해 움직이는가 아니면 제도의 구성을 위해 사람이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제도화되었다. 제도가 가시적 결과물을 내는 것을 독점할 뿐 아니라 가치와 이상, 꿈도 독점한다. 제도를 벗어난 것은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눈길조차 받지 못한다. 존재 의미와 가치가 부정된다. 제도가 취고의 권위와 가치이고, 가장 우뚝하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달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 손가락만 말하면서 정작 가리키고자 하는 달을 외면하는 것은 곤란하다. 제도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현상태를 이상적 상태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구체적 방편이다.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 그리고 현상태를 이상적 상태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그에 적확한 철학과 관점이 있어야 한다.


철학과 관점의 핵심은 인간의 인간화이다. 제도를 구성하는 요인으로서의 인간, 자본축적과 유지에 기능하는 인간이 아니다. 지금, 여기의 교육이 그 철학과 이상을 거듭 되묻고 따져야 하는 까닭이다. 별을 볼 수 있도록 잠시 촛불을 끌 때이다.



<평생학습타임즈 – 김창엽 gksakel@hanmail.net>

출처 - 평생학습타임즈, 김진규IN칼럼, 특집칼럼, 2018080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