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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생학습타임즈 편집부국장 김차순 박사의 타임즈 포커스] 학습자가 주는 보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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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타임즈 편집부국장 김차순 박사의 타임즈 포커스] 학습자가 주는 보물 #8

김차순(본지 제3편집부국장, 광명좋은학교 대표)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是謂過矣)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는 입추(立秋)이자 방학 후 일 주일 만에 만난 2학기의 첫 날이다. 새 책을 나누고 그 동안 지냈던 이야기들로 웃음꽃을 피우며 한 시간이 지나고 쉬는 시간이었다. 에어컨 바로 아래에 앉아 계시는 학습자가 춥다며 에어컨을 꺼 버렸다. 더위를 많이 타는 반장님이 예민하게 반응을 하며 에어컨을 꺼버린 당사자와 옥신각신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덥다고 하는데 왜 혼자만 생각하며 껐는지 묻는 반장님과, 내가 추워서 껐는데 왜 화를 내느냐며 당당한 학습자의 고성이 오간다. 조용히 이야기 나누자고 한 나의 말은 오히려 반장님의 편을 든다고 화살이 나에게로 왔다.


평소에 학습자들께 겨울에는 실내에서 더울 수 있으니 외투를 벗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반대로 여름에는 실내에서 추울 수 있으니 긴 팔 옷을 갖고 다니시라 자주 부탁을 드렸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찜통더위에 승객들로 가득 찬 지하철에서 춥다며 에어컨을 꺼 달라는 민원을 접수한 기관사께서 ‘시원한 사이다 일침’을 날려 다수의 승객을 위해 냉방을 유지했다는 기사를 보고 학습자들께 전달한 적이 있었다. 이런 사례들을 전달하는 것은 웃고 넘기자는 것이 아니라 다수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참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생각의 전환을 하기 위함인데 ‘나의 경우’가 될 경우에는 적용되지가 않는다.


스무 명의 학습자가 빼곡히 들어찬 교실, 실내온도 20도를 맞추어 놓아도 사람들의 열기로 덥다는 소리가 나오고, 개인 선풍기까지 갖고 와서 책상 위에 올려놓는 것이 폭염 속에서 학습하는 모습들이다.


에어컨을 꺼버린 학습자는 평소에도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바로 흥분해서 고함을 치고 싸우며 그리고는 가방을 챙겨 집에 가 버린다. 몇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선생님, 죄송해요…..라고 시작하며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해명 아닌 변명을 하고는 꼭 공부는 하게 해 주세요.’로 끝나는 카톡을 보낸다. 그 분 별명이 ‘싸움닭’이라 어울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며 다른 학습자들이 옆에 앉기 꺼려해서 혼자 앉아 있는 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에게는 관대하며 남에게는 엄한 잣대를 들이댄다. 내가 하는 생각과 행동은 다 그런 이유가 있어서이고 타인의 일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막고 입만 살아 있는 형국이다. 나에 대해 좋지 않은 소리를 하는 것은 듣고 있지 못하며 타인에 대한 험담이나 싫은 소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좋은 점을 찾아서 칭찬해주고 더 잘 할 수 있다고 격려를 하면 안 될까? 본인의 앞에서 잘못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 그 사람을 칭찬하면 안 될까? 나의 잘못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감사하다고 여기며 그것을 잘 받아들이면 안 될까? 나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은 관심이 있기 때문이며 더 잘 되라고 하는 고언이라고 받아들이면 안 될까?


모든 사람들은 한두 가지의 허물을 다 가지고 있다. 내 허물은 보지 못하고 남의 허물만 들춰내는 일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맞추어야 한다는 아집도 버리고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이 필요한 때이다. 남 눈의 티끌은 보면서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손가락을 가리키면 나머지 네 손가락은 자신을 가리킨다고 한다.


‘허물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허물이다.’ 나의 많은 허물을 덮기 위해 타인의 허물을 들추어 주위를 자꾸 시끄럽게 하고 전체의 분위기를 흐리는 어리석은 일은 그만하는 것이 현명한 시간을 걷는 방법이다.



<평생학습타임즈 – 김차순 nam08-22@hanmail.net>

출처 - 평생학습타임즈, 김진규IN칼럼, 특집칼럼, 2018080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