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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리뷰]홍세화의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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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리뷰]

홍세화의 공부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책소개



‘똘레랑스’라는 독특한 개념을 제시하면서 우리 사회에 진지한 성찰을 요구한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와 프랑스라는 거울을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초상을 담은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등 우리에게 필독서이자 ‘인생책’을 선사한 홍세화가 신간 《홍세화의 공부》로 돌아왔다. “홍세화 선생님께 공부란 무엇입니까?” 천정환 교수의 질문에 홍세화는 답한다. 공부는 “나를 잘 짓기 위한 끝없는 과정이 아닐까요.” 불완전하고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 세상. 우리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함께 살기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

저자소개

저자 : 홍세화

저자 홍세화는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인 1979년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귀국하지 못하고 프랑스로 망명했다. 망명 시절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을 펴내면서 사회 구성원이 서로를 아름답게 보듬어내는, 차이를 차별과 억압의 근거로 삼지 않는 개념인 ‘똘레랑스’를 우리 사회에 선보였다. 2002년 귀국하여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 시민들의 독서토론 모임인 <소박한 자유인>의 발기인 및 ‘장발장 은행’의 은행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빨간 신호등》 《생각의 좌표》 등이 있다.

저자 : 천정환

저자 천정환은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다. 지성사와 문화정치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국 현대문학사와 문화사를 공부하고 다양한 연구 성과를 발표해왔다. 최근에는 1970~1990년대 민중 문화사와 남성성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의 책 읽기》 《대중지성의 시대》 《자살론》 《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 – 123편 잡지 창간사로 읽는 한국 현대 문화사》 《근대를 다시 읽는다》(공저) 《1960년을 묻다 – 박정희 시대의 문화정치와 지성》(공저) 등이 있다. 《역사비평》 《문화/과학》의 편집위원이며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에 칼럼을 연재해왔다.


목차


서문: 왜 공부인가?

1부 .. 나를 바꾸는 공부
공부 하나: 공부란 무엇인가?
나를 잘 짓는 일
공부주의자를 넘어서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공부 둘: 홍세화의 공부길
엉덩이 들기, 긴장하기
가족 이야기
용기와 참여
자유와 오기
‘싸가지’와 지행합일
진보의 새로운 표상과 똘레랑스
마음공부와 ‘몸자리’
글쓰기: 망자의 연대와 배제된 사람의 자리

2부 .. 세상을 바꾸는 공부
공부 셋: 나이 듦과 노년
‘좀 다른 노인’을 위하여
꼰대 금지, 노추 방지
집합적ㆍ문화적 노년 대책
노년의 머리, 청년의 삶
공부 넷: 정치경제학
일베와 기본소득
진짜 사회 공부를 하자
공부 다섯: 초일국적 사회와 지정학
프랑스와 유럽연합
트럼프 집권 이후의 세계
혐오를 넘어서
공부 여섯: 민주주의의 현실
촛불의 희망과 한계
‘갑질’ 당하지 않기 위해서
현실정치 공부하기

3부 .. 인문학과 마음공부
공부 일곱: 진보정치
진보정당의 필요성
북한 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
공부 여덟: 다시 인문학
인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공부 아홉: 겸손, 겸허, 회의 = 나를 위한 마음공부
박학과 편견
오늘날, 한국 지식인의 상황
자계와 싸가지: 진보정치에서 바꿀 것

후기: ‘나를 짓는 일’의 소중함
찾아보기


책 속으로


제게 공부는 우선 ‘나를 잘 짓기 위한 끝없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말 중에 ‘짓다’라는 동사는 흥미롭습니다. 농사를 짓고 옷을 짓고 집을 짓습니다.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의식주’가 모두 ‘짓다’의 목적어가 됩니다. 잘 지어서 공동체 구성원 중 단 한 사람에게도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겠지요.
한편, 우리 각자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나를 잘 짓는 일’입니다. 한 번 태어나 되돌릴 수 없는 내 삶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는 나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누가 대신 지어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시대적 상황이나 사회경제적 환경이 … 더보기
출판사 서평
천정환 묻고 홍세화 답하다
나를 잘 짓는 일, 공부
우리는 함께 살기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

왜 공부인가
오늘날 한국은 그야말로 ‘공부 중독 사회’다. 유치원에서 취업 준비 기간까지 우리는 타고난 ‘수저’를 지키거나 바꾸기 위해서 처절하게 공부한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연고가 명백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공부하는 사람들’은 공부할 때 얻는 즐거움과 거리를 두게 되며 결국 삶과 분리되어 불행해지기까지 한다. 실제로 ‘진짜 공부’와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홍세화의 공부》는 발로 뛰는 실천적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저자 홍세화와 한국 현대문학사와 문화사를 공부한 천정환이 나눈 대화 가운데 주로 공부에 관한 것을 추려서 펼쳐낸 책이다. 이 책은 공부에 중독되어 진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갈팡질팡하는 이들에게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 세상에서 스스로 도태되지 않고 자기중심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공부이기 때문이다. 명문대를 졸업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출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서, 지금보다 활기차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또 하나, 공부는 우리가 맞닥뜨려야 하는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직시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어쩌면 우리가 평생에 걸쳐 해야 할 공부는 결코 독서나 강의를 귀담아 듣는 것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홍세화와 천정환은 말한다. 가장 중요한 공부법은 혼자서 끊임없이 ‘수양’하고 타인과 더불어 ‘대화’하는 것이라고.

공부는 삶을 열어주는 길
《홍세화의 공부》는 공부의 즐거움을 잃어가는 사회를 안타까워하는 홍세화와 천정환, 두 사람의 ‘속 깊은 대화’다. 이 책은 단순히 “공부하라”고 일갈하거나 “더 공부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홍세화와 천정환의 대화는 사회와 정치, 인간과 현실의 경계를 진지하게 오가며 이루어지지만, 이는 공부야말로 내가 속한 사회에서 ‘주체적인 삶을 열어주는 길’이라는 전제를 토대로 한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스승이라 불리는 홍세화는 ‘인문학’ ‘사회과학’이라는 말 대신에 ‘사람 공부’ ‘세상 공부’라는 말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것은 ‘인문학’ ‘사회과학’이라고 할 때보다 ‘사람 공부’ ‘세상 공부’라고 말할 때 학자나 연구자들에게만 관련되지 않고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 모두에게 관련되는 것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홍세화는 ‘공부주의자’다. 진심으로 말과 교육의 힘에 의해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그래서 세상이 나아진다고 믿는, 한마디로 ‘계몽과 이성’의 힘을 신뢰하는 사람이다. 현 시대는 계몽이 불가능한 시대다. 홍세화는 계몽이 불가능한 시대임을 동의하면서도 한국의 근대성이 갖는 한계인 경제주의와 물질주의에 압도되어온 점을 지적한다. 홍세화는 이것을 극복하고 어렵더라도 계몽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홍세화는 우리가 생각의 문을 열고 공부를 할 때 상식과 윤리, 공공의식이 사회에 올바르게 뿌리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에 대한 사유가 생략된 한국 사회에서 주체를 회복하고 스스로의 사유체계에 대해 꾸준히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서만이 개인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으며, 나아가 개인의 가치에 대한 무한한 존중이 있을 때 타자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다
《홍세화의 공부》는 ‘나를 바꾸는 공부’ ‘세상을 바꾸는 공부’ ‘인문학과 마음공부’라는 세 가지 주제에 대해서 얘기한다. 세상을 바꾸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공부는 바로 ‘나’를 바꾸는 공부다. 홍세화는 공부가 ‘나를 잘 짓기 위한 끝없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나를 잘 지어야만 이 사회에서 당당한 공동체 구성원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를 끊임없이 수양하는 사람이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기 삶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각자에게 숙명적으로 주어진 역할이며, 그 주체는 바로 ‘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책의 여러 부분을 통해서 강조한다. 동시에 이것은 ‘아직 살아 있는 자’ ‘세상을 계속 살아가는 자’인 우리가 마땅히 받아들여야 할 과제인 것이다.
나를 짓고 나에 대해서 밀도 있는 공부를 할 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인 한국 사회의 모순을 지적할 수 있고 균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한국 사회는 계급모순, 분단모순, 지역모순, 젠더문제 등이 얽혀 있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중층복합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우리는 나를 바꾸는 공부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는 공부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확장시킬 수 있고 다양한 모순들과 관련된 문제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한 편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감각을 가질 수 있다.
공부는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우리는 함께 살기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의 모든 새로운 사태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각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공부를 좀 했다는 사람들 중에는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편견과 독선이 강해지는 경우를 봤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여전히 공부하고 있고, ‘진짜 공부’에 목말라 있는 독자들을 향해서 이렇게 응원한다. 공부는 어렵다. 하지만 “하나하나 스스로 어려움을 견디며 스스로 배워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홍세화의 공부》는 공부를 통한 진지한 성찰에 목말라 있는 독자들에게 조용하지만 뜨거운 불을 지필 것이다.

출처-평생학습타임즈 2017년 8월 2일자